
 방을 정리해도 며칠 안 가서 다시 난장판 되는 경험, 다들 있죠? 저도 늘 그랬어요. “아, 나만 이런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다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이 끝없는 정리 루프에서 벗어나게 해줄 새로운 수납 꿀팁을 소개하려 합니다.
주인공은 일본의 정리·수납 어드바이저 미즈타니 타에코. 무려 13년 동안 무인양품(MUJI) 에서 500개가 넘는 생활용품을 기획·디자인했던 사람입니다. 그만큼 ‘물건’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가죠. 그녀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꾸며서 숨기는 정리가 아니라, 보여야 유지되는 정리. 바로 ‘보이는 수납(visible storage)’ 철학입니다.
보이는 수납이란? 정리의 피로를 줄이는 미즈타니식 방법
정리를 하다 보면 결국 '귀찮음'과의 싸움이라는 걸 깨닫게 돼요. 꺼내기 귀찮으면 결국 다시 어질러지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미즈타니는 '원 액션(One-action)' 수납을 강조합니다. 딱 한 번의 행동으로 물건을 꺼내고 넣을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뚜껑 없는 상자'의 활용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보기 좋게 정리하려고 뚜껑이 달린 예쁜 상자들을 많이 썼어요. 하지만 매번 뚜껑을 열고, 물건을 꺼내고, 다시 뚜껑을 닫는 과정이 반복되니 어느새 상자 옆에 물건들이 쌓여 있더라고요. 과감하게 뚜껑을 없애고 반투명한 바구니로 바꿨더니, 물건을 넣고 빼는 게 정말 편해졌어요. 주방 찬장에 일부러 낮은 파일 박스를 사용해서, 문만 열면 안에 뭐가 있는지 바로 보이게 만드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이렇게 행동의 장벽을 하나씩 없애는 것만으로도 정리의 80%는 성공한 셈이에요.
미즈타니식 정리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됩니다: 보이는(Mieru), 이해되는(Wakaru), 쉽게 할 수 있는(Doable).
- 보이는 정리: 물건이 한눈에 보이고, 어디에 뭐가 얼마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음. 중복 구매도 줄고, 찾는 데 시간 안 뺏겨요.
- 이해되는 수납: 가족 누구든지 바로 알아차리는 직관적 규칙. “이거 어디에 뒀어?”라는 질문이 사라집니다.
- 쉬운 습관: 아이들도 부담 없이 꺼내고 넣을 수 있는 시스템.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정리가 습관처럼 자리 잡아요.
저도 이 방식을 적용해봤는데, 가족 모두가 ‘정리된 공간’을 유지하는 게 훨씬 수월해졌어요. 예전엔 제가 일일이 치웠다면, 이제는 각자 제자리를 알아서 찾습니다.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보이는 수납 꿀팁 3가지
1. 반투명, 뚜껑 없는 박스
뚜껑 달린 상자는 보기엔 깔끔하지만, 매번 열고 닫는 게 은근 귀찮아요. 미즈타니는 반투명·뚜껑 없는 박스를 즐겨 씁니다. 안에 뭐가 있는지 한눈에 보이고, 꺼내고 넣는 게 ‘원 액션(one-action)’으로 끝나요. 저도 반투명 박스로 바꾸고 나서 ‘찾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예전엔 열고 닫는 게 귀찮아서 다시 던져두기 일쑤였거든요.
2. 마스킹테이프로 라벨링
미즈타니는 마스킹테이프를 활용한 유연한 라벨링을 추천해요. 딱딱한 라벨지 대신 마스킹테이프에 손 글씨로 내용물의 이름을 써두면, 내용물이 바뀌어도 쉽게 떼고 다시 붙일 수 있어 정말 편리하더라고요.
3. 주방과 거실 활용법
- 주방: 주방에서는 음식 보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건식품은 전부 반투명 통이나 박스에 담아서 찬장 앞쪽에 배치했어요. 뒤쪽은 가끔 쓰는 손님용 그릇이나 계절 용품을 넣어두고요. 칼이랑 숟가락은 얕은 케이스에 담아서 식탁 바로 옆 서랍에 넣어뒀습니다. 식사 준비할 때 서랍째 꺼내서 식탁에 올려놓으니까 세팅도 빠르고 정리도 쉽더라고요.
- 거실: 거실은 보여줄 것과 숨길 것의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제 거실 선반 위쪽에는 여행 기념품이나 예쁜 소품을 디스플레이하고, 아래쪽에는 실용적인 수납함을 뒀어요.
가족이 함께하는 정리를 가능하게 한 변화
미즈타니 타에코의 정리법에서 가장 위로가 됐던 건, "완벽하게 숨겨야 한다"는 압박을 없애준다는 점입니다.
요즘 SNS 보면 완벽하게 정리된 집들이 너무 많잖아요. 저도 그렇게 하려고 라벨 메이커 사고, 똑같은 통으로 맞추고 했는데, 솔직히 유지가 안 되더라고요. 통일감은 예쁘지만, 정작 제 생활 패턴이랑 안 맞으면 의미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약간 지저분해 보여도 제가 편한 게 최고라고 생각해요. 책상 위에 자주 쓰는 노트랑 펜은 그냥 오픈된 바구니에 넣어두고, 손 닿는 곳에 배치했습니다. 예쁘진 않아도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으니까 훨씬 실용적이에요. 정리는 결국 나와 가족이 편하게 살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니까요. 남들 보기에 완벽한 집보다, 우리 가족이 스트레스 없이 생활하는 집이 진짜 잘 정리된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작은 서랍 하나, 찬장 한 칸만 바꿔봐도 충분합니다. 반투명 통 하나만 사서 자주 쓰는 물건 넣어보세요. 그 작은 변화가 일상 전체를 가볍게 만들고, 정리를 유지하는 일이 훨씬 쉬워질 거예요. 제가 그랬으니까요. 더 많은 내용은 미즈타니 타에코의 [불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를 읽어보세요. 강력추천합니다!



 
                              
                             
                              
                             
                              
                            